1989년의 일로 생각된다
이태리 볼로냐에서 열리는 학회에 참석하려고, 영국을 경유해서
학회로 가는 도중에 있었던 일이다. -------------------------------
영국에 어떤 일 때문에 들렀다가, 그당시는 유럽행 비행기표를 사면, 유럽내에서 어디를 가던
무료항공권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있어서, 영국을 거쳐, 이태리 로마로 가는 항공편을 선택했다.
유럽을 가면 로마를 보라고 하는 말이 있듯이, 기회가 될 때 로마를 보고 가야겠다고 생각하여
로마로 비행기표를 끊었고, 그 뒤는 로마에서 볼로냐까지는 고속버스(여행안내 책자에는
테르미니 광장에서 볼로냐로 가는 고속버스가 있다고 했다.)를 타고 갈 요량이었다.
로마까지는 무사히 도착하여, 테르미니 역까지 와서 최종목적지로 가기 위해
일단 하루 동안의 여유로운 시간에 로마를 구경하고, 볼로냐로 버스를 타고 갈 예정이었다.
로마에 도착하자 마자...
숙소를 정하는 것 까지는 성공했다.(숙소에 대한것은 족보(?)에 있는대로 잘 맞았다.펜지오네 라는
명칭의 숙소인데, 여관이라고 하는게 맞는말 같았다.)
어둑해질 무렵, 저녁을 먹으러 테르미니 역에 가서 information center로 갔다.
앞 사람이 이태리 말로 뭐라고 뭐라고 하길래, 나도 이태리 말로 물어보긴 해야겠는데,..
이태리 말을 아는게 있어야지?..ㅋㅋ, 그래서 잔머리를 굴려서...
책에 있는 것을 그대로 종이에 써서, 유리창 너머에 있는 창구 직원에게 보여주었다.
(사실 잘 못쓰는 글씨로 pruman 이란 고속버스가 어디있나고, 이태리 말로 써서 보여줬는데)
그 사람 대답이 가관이었다.
"There's no bus !" (영어로 그렇게 이야기했다). 헉!~괜히 알지도 못하는 이태리어 쓰는라 헛수고만했네..
진작에 영어로 말할껄...ㅋㅋ
그건 그렇고...
버스가 없다니. 이제 문제가 심각해진 것이었다.
갑자기 예상문제가 빗나가 버린 황당한 경우를 당하니, 무엇을 어찌해야 할까.도통 생각이 나질
않는 것이었다.
기차역으로 갔다. 열차표를 사보려고..그런데, 이 나라는 도대체 어떻게 된 것인지,
어떻게 기차표를 사야하는지도 잘 알수가 없게 되어 있었다.
단지 커다란 전광판에 여러군데 출발지와 목적지가 있는 것 같긴한데, 무얼 어떻게 눌러서, 어떻게
기차표를 사야할지 완전히 막막한 상태였다.
어찌할꼬?
기도는 저절로 나왔다! (급할땐 기도밖에 없다는 것을 그때 처음 알았다)
어두워져가는 테르미니역 광장에서, 커다란 전광판 앞에서...
꼼짝 못하고 서서는 , 눈을 감고 기도를 하기 시작했다.
기도 내용이라야 별것 아니었다. 거두절미하고 그저 " 하나님 도와주세요!"
1분을 채 기도했을까?
어디서 내 귀에 익숙한 소리가 들렸다.
한국어였다!
바라보니 저기 10 미터쯤 먼데 젊은 한국 여성 두 분이 이야기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한 걸음에 달려가서, 내가 여차저차하니 표를 사는데 좀 도와달라 그랬더니...
자기들은 여기 음악을 공부하러 온 유학생이라서 얼마든지 도와주겠다고 하는게 아닌가?
그래서, 혹시 내일 로마를 보고 싶은데, 어떻게 하는게 좋겠냐고하니,
한국에서 온 유학생중, 투어가이드를 하면서 학비나 용돈을 버는 오빠가 있으니,
연락을 해 보겠다고 하면서, 친절하게 전화까지 해 보더니, 내일 가능하다고 하는게 아닌가?
중간 이야기는 생략하고..
그래서, 어쨌거나 그 유학생의 도움으로 로마를 하루 동안에 둘러볼 수 있었고,
무엇보다도 내 신앙에 영향을 주었던, 바로 카타콤(지하묘지)엘 가 보게 되었는데,
기독교의 살아있는 증거를 대하면서, 그들이 과연 무엇을 보았길래 그렇게 땅 속에서
300년을 넘게 살 수 있었을까? 틀림없이 예수님을 만났기 때문에, 그와같은 일이 가능하지
않았을까 하는 놀라운 증거를 내 두 눈으로 보게 된 것이었다.
---------------------
훗날 생각해보니,
낯선 곳에 홀로 갔을 때, 하나님께서는 그러한 상황에서 ,나의 구원을 위해, 여러가지로 준비하시고
보여주셨던 것으로 생각이 된다.
----------------------------------------------------------------------------------------------
"창28:15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너를 지키며 너를 이끌어 이 땅으로 돌아오게 할지라 내가 네게 허락한 것을 다 이루기까지 너를 떠나지 아니하리라 하신지라 "